영수증 프린터 고장 신호, 3초 만에 원인 판별하는 법
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상황들을 기준으로 자가 진단을 해봅시다. 대리점 기사님 불러서 민망하게 "사장님, 이거 용지 반대로 넣으셨는데요?" 소리 듣고 출장비 날리기 싫으면 눈 크게 뜨고 정독하시는 게 좋습니다.
첫 번째로 볼 건 '백지 인쇄' 현상입니다. 기계는 분명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소리가 나고 용지도 밀려 나오는데 정작 아무 글씨도 안 찍혀 나오는 황당한 경우죠. 자, 이건 99% 용지를 뒤집어 넣은 겁니다. 감열지는 한쪽 면에만 열 반응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. 반대로 넣으면 당연히 하얗게 나올 수밖에 없지요. 만약 앞뒤를 제대로 넣었는데도 백지로 나온다면, 그제야 프린터 메인보드의 열 제어 칩셋이 사망했다고 판단하는 겁니다.
두 번째는 '불규칙한 용지 걸림(Paper Jam)'입니다. 유난히 바쁜 주말 저녁 시간에만 꼭 용지가 걸려서 속을 썩인다면, 그건 기계 결함보다는 장착 불량이나 내부 이물질 때문일 확률이 높습니다. 영수증을 뜯을 때 아래로 확 잡아당기는 습관이 있으면 내부의 롤러 축이 미세하게 틀어집니다. 게다가 용지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한 종이 가루들이 톱니기어 사이에 끼면 모터가 걸려버리죠. 뚜껑 열고 먼지 털어내고 알코올 솜으로 고무 롤러 한번 슥 닦아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집니다.
구형 도트 프린터 vs 현대식 감열 프린터
왕년에 명동 한복판에서 하루에 영수증 천 장씩 뽑아대던 시절에는 리본 카트리지를 쓰는 도트 매트릭스 프린터가 대세였습니다. 찌리릭 찌리릭 소리가 아주 우렁찼지요. 그 시절 물건들은 투박해도 고장이 안 났습니다. 리본만 갈아주면 평생 쓸 기세였으니까요.
그에 비해 요즘 나오는 감열식 프린터들은 조용하고 잉크도 필요 없어서 참 편리하긴 합니다만, 미세한 열 제어 소자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서 내구성은 오히려 옛날만 못합니다. 먼지에 취약하고, 전압이 조금만 불안정해도 메인보드가 픽픽 쓰러지더군요. 세상 참 좋아졌다지만 기계 다루는 사람들의 기본기는 오히려 퇴보한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.
정리하자면, 인쇄 불량의 70%는 용지 보관 불량과 내부 청소 미비에서 오고, 나머지 30% 정도가 진짜 기기 노후화로 인한 부품 사망입니다. 부품이 죽은 건 여러분이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새로 사거나 AS를 맡겨야겠지만, 단순 관리 부실로 돈을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?